헬리코박터균은 다양한 위장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 가까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감염이 되었어도 대부분의 사람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헬리코박터균이 어떤 균인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진단방법, 최초로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한 배리마셜 박사에 대해 알아보자.
헬리코박터균 구조
헬리코박터균(H. pylori, H. pylori)은 위벽을 감염시키는 세균의 일종으로 만성적인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위암 등 다양한 위장 질환을 유발한다. 헬리코박터균은 길이가 약 3 마이크로미터이고 폭이 0.5 마이크로미터인 나선형 모양의 작은 박테리아이다. 이 균은 길고 털과 같은 구조인 여러 편모를 가지고 있고 이 편모가 코르크 따개처럼 회전하면서 박테리아를 밀어내면서 앞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균은 위의 산성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는 근성 있는 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의 외막은 숙주의 면역 체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복잡한 분자인 리포다당류로 구성된다. 박테리아의 세포벽은 구조적인 지지를 제공하는 설탕 분자와 아미노산의 네트워크인 펩티도글리칸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산이 가득한 위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몇 가지 특수한 단백질과 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박테리아는 요소를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전환시키는 요소 분해 효소를 생산하는데 이 효소로 암모니아는 위의 산성 환경을 중화시키므로 박테리아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와 같이 독특한 구조적 특징으로 헬리코박터균은 다른 박테리아들은 생존할 수 없는 위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적응하고 번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소분해효소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헬리코박터균도 산이 가득한 위속에서 살 수 없다. 이때 만들어지는 암모니아가 다른 화학물질들과 함께 위벽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고 궤양도 유발하는 것이다.
인체에 미치는 감염 및 치료
헬리코박터균은 일반적으로 음식과 분변을 통해 전파되는데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시 전파 되게 된다. 술잔을 돌려먹거나 찌개를 같이 먹으면 감염된다고 알지만 이 부분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성인의 경우 식습관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면역력이 약한 유아기 때 감염률이 높다. 보호자의 입에 있던 음식을 아기 입에 넣어주거나 대변을 보고 손을 씻지 않고 입에 손을 갖대 대거나 그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섭취하는 과정에서 감염된다. 또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물이나 우물물을 마시는 경우는 감염 위험이 높다. 일단 감염되면 구토, 메스꺼움, 복통, 팽창,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출혈 궤양이나 위암, 림프종과 같은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은 일반적으로는 위장 내시경시 조직을 채취하여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균이 확인되면 대부분의 치료는 약물치료이며 위산이 약하면 박테리아는 취약하므로 산을 감소시키고 항생제를 사용하여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이로써 위벽의 염증은 감소하게 된다. 유산균 섭취는 균 감염을 억제하기보다는 강력한 항생제로 인해 나빠진 장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활 중 예방은 헬리코박터균은 입에서 식도로 감염되므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한다. 박테리아는 고열에서 사멸 가능하므로 95℃ 이상 온도에서 5분 정도 가열하여 섭취하거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는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또 다른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하기 전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며 지속적이거나 심각한 감염 증상이 있다면 의사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재감염률을 2~4%로 낮으편이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재감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균을 발견한 배리마셜 박사
호주출신의 의사이자 미생물학자인 배리 J. 마셜(Barry J. Marshall)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 pylori)와 위염 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1951년 9월 30일 생으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태어났다. 마셜은 1974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에서 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로열 퍼스 병원을 거쳐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의학교수로 부임했다. 1980년대 초, 위염의 주요 원인이 스트레스와 식이요법적 요인에 기인하다는 통념을 깨고 위염이 위와 십이지장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보고 박테리아가 이 질병에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의심했다. 마샬과 동료 워렌은 위염 환자들의 위에서 발견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고 불리는 박테리아의 종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4년, 그들은 소화성 궤양을 가진 환자들에게 균의 존재를 설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위산이 강한 환경에서는 박테리아가 살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무시당했다. 1985년, 마샬은 이에 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자신을 균에 감염시킴으로써 연구를 계속하기로 하고 박테리아가 포함된 용액을 마시게 된다. 그 뒤 며칠 안에 위염이 발병함으로써 위험하고 논란이 많았던 이 실험을 통해 결국 헬리코박터균이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것이다. 마샬과 워렌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고, 그들의 연구는 결국 소화성 궤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로 이어졌다. 2005년에 헬리코박터균의 발견과 위염 질환에서의 관계를 증명한 업적으로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후 오늘날까지 헬리코박터균이 소화성 궤양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항생제로 치료가 기본적으로 적용된다.
